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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종류 Wine Varieties

레드와인의 귀족, 피노 누아 Pinot Noir

피노누아에 내가 '전통'과 '귀족'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엔 이유가 있다.

 

'전통'에서 보면 피노누아는 현재 우리가 마시는 어느 레드와인 품종보다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고대의 품종이다.

그 역사가 2000년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야생 포도에서 1,2세대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고 한다.

 

'귀족'에서 보면 피노누아는 레드와인 품종 중에 가장 기르기 힘든 품종 중 하나이다. 

키우는데 손이 많이가고, 힘들고 병충해에도 취약하고 발효도 과정도 까다롭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레드와인 품종보다 가격이 더 높다.

그러니 매장에서 만원,2만원대 피노누아를 보면 웬만하면 걸러라 ✅

피노누아게게 저가 와인은 어울리지 않는다(필자도 실제로 몇번 데어보고 절대 3만 원대 이하는 사지 않음).

 

피노누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드와인이기도 하다 🍇

레드와인 치고는 가벼운 바디(미디움), 낮은 타닌, 풍부한 과실향, 높은 산도가 내가 피노누아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굉장히 경쾌하고 발랄하면서도 과실의 특징을 아주 잘 나타내는, 매력이 넘치고 섹시한 그런 와인이다.

Medeline Triffon은 피노누아를

"sex in a glass" 라고 부르기도 했다 lol

피노누아의 색은 가벼운 바디감을 나타내듯 투명한 루비색을 띈다. 

가벼운 바디감, 낮은 타닌, 높은 산도, 풍부한 과실향이 초보자들도 쉽게 마실 수 있고 무겁고 풀바디인 다른 레드에 비해서 구분하기 쉽다.

또한 피노누아는 시원한 기후에서 잘 자라고 맛있다.

 

피노누아의 기원은 프랑스 버건디(브루고뉴)이다.피노누아 하면 버건디 버건디 하면 피노누아가 떠오를 만큼(물론 샤도네이도 있지만) 

버건디의 피노누아는 세계적인 명성이 대단하다.

그도 그럴게 거의 2000년 전부터 버건디에서 재배하기 시작하였고 현재까지 그 명맥을 쭉 이어가고 있으니버건디 사람들이 피노누아를 얼마나 각별하게 생각하고 자랑스러워할지 상상이 간다.

피노누아는 과실향이 뛰어나다고 했는데, 특히나 체리🍒가 아주 두드러진다.

거의 어떤 지역의 피노누아를 마셔도 체리향이 두드러지고 지역에 따라 정향, 버섯, 흙(soil)등의 스파이스 함도 나타난다.

 

요즘은 뉴월드에서도 좋은 피노누아가 많이 나오는데,

그 중 특히 미국, 호주, 뉴질랜드가 피노누아 강국이다.

특히나 나는 호주, 뉴질랜드 피노누아를 아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프랑스, 미국 피노누아는 가격이 비싸고 그에 반해 호주 뉴질랜드의 피노누아는 저렴하다.

예를 들어 비슷한 퀄리티의 5만 원대 프랑스 or미국 피노누아를

호주 or뉴질랜드 피노누아라면 3만 원대 정도면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주에 살았을 때 호주에선 주로 호주/뉴질랜드의 피노누아를 대부분 마시고 아주 사랑한다.

또한 피노누아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때 쓰이는 3대 품종이기도 하다.

프랑스 전 지역에서 샴페인 지역에서 피노누아가 가장 많이 재배되니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때 피노누아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되리라.

 

피노누아 추천 지역🍷

 버건디(부르고뉴 Bourgogne)

말해 뭐하랴. 피노누아의 본 고장이자 기원인 곳이다. 2000년 이상 피노누아를 재배하면서 얻은 테크닉과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게 버건디의 피노누아는 훌륭하다. 풍부한 과실향과 숙성을 거치면 나오는 숲 바닥(forest floor)의 캐릭터는 정말 독특하다. 가끔 좋은 버건디 피노누아를 마시면 농후한 체리와 낙엽맛(?)이 나는데 이게 참 기분 좋게 나타난다. 하지만 높은 명성을 가진 만큼 좋은 피노누아를 마시려면 5만 원 이상은 들여야 해서 가격대가 높다.

 

 캘리포니아 오레곤

미국에선 캘리포니아주와 오레곤주의 피노누아가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필자는 미국의 피노누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가격이 비싸다. 호주/뉴질랜드보다 비싸고 버건디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기 때문에 미국의 피노누아를 마실 바엔 버건디의 피노누아를 마시는 편이다. 하지만 미국, 특히 오레곤의 피노누아는 맛이 훌륭하기 때문에 4-5만원대에서 고른다면 좋은 와인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호주 빅토리아, 남호주, 타즈매니아

내가 개인적으로 아주 추천하는 나라이다. 피노누아 매니아라면 호주의 피노누아가 얼마나 훌륭하고 매력적인지 알지만 일반 사람들에겐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기에 맛있는 피노누아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마실 수 있으므로 추천하는 것이다. 특히 호주 내에서 호주사람들은 미국, 프랑스 피노누아가 아니라 호주의 피노누아를 대부분 마시며 아주 사랑하고 나 또한 그랬다. 가장 추천하는 지역은 남호주의 아들래이드 힐스(Adelaid Hills), 빅토리아주의 야라 밸리(Yarra Valley)와 모닝턴 페닌슐라(Mornington Peninsula) 그리고 타즈매니아주 이다. 한국에서는 야라 밸리와 아들레이드 힐스의 피노누아가 구하기 쉽고 3만 원 대 정도면 훌륭한 피노누아를 마실 수 있다. 또한 호주의 피노누아는 soil(흙)과 버섯노트가 두드러진다.

야라 밸리의 유명한 와인 메이커 중 하나인 예링 스테이션. 와이너리에 직접 방문도 했었던 곳이다.

뉴질랜드 북섬 or 남섬

뉴질랜드 하면 모두가 소비뇽 블랑을 생각하겠지만 뉴질랜드 피노누아가 요즘 세계 와인시장에서 떠오르는 샛별이다. 그 이유는 뉴질랜드 특유의 자연에서 나온 와인의 순수함이 피노누아의 특징과 아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또한 피노누아는 뉴질랜드에서 소비뇽 블랑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와인이다. 순수함을 강조하는 피노누아 답게 버건디처럼 복잡하고 깊은 맛은 아니지만 순수하고 엣지있고 산도 높은, 아주 매력적인 피노누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북섬의 마틴보로(Martinborough)와 남섬의 센트럴 오타고(Central Otago)가 고퀄리티의 피노누아를 생산한다. 호주와 마찬가지로 3만 원대 정도면 훌륭한 피노누아를 마실 수 있다 👍

 

푸드 페어링

다른 레드와인에 비해 라이트 한 바디를 가지고 있기에 연어 or참치 스테이크와 잘 어울린다. 목살 스테이크처럼 구운 돼지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조합은 파스타나 리조토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머쉬룸 리조또가 정말 피노누아와 찰떡궁합이다. 호주 빅토리아주의 버섯과 흙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피노누아와 머쉬룸 리조또를 페어링 하면 wow... 쓰면서도 침이 고인다 lol


피노누아는 특히 내가 가장 사랑하는 레드와인이라서 할 말이 더 많지만 그럼 너무 주구 절절한 포스팅이 될 것 같아서 여기 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나는 특히나 호주와 뉴질랜드 피노누아의 주창자이다.

아직 버건디나 오레곤처럼 세계적인 명성은 없지만 와인 애호가들이라면 다들 아는 피노누아의 생산국가라 동일 퀄리티 와인일 때 가격이 더 저렴하다.

특히나 피노누아는 비싼 품종이라 자주 마시기가 부담되는데 이때 호주/뉴질랜드 피노누아가 아주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만약 중저가(3-4만 원) 대의 퀄리티 피노누아를 찾는다면 아주 자신 있게 호주나 뉴질랜드의 피노누아를 고르라고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