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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와인 리뷰 Reviews

마세리아 리 벨리 아스코스 수수마니엘로 2021 Masseria Le Veli Susumaniello

가격  33,900 (데일리샷)

점수 8.5 / 10

테이스팅 노트: 체리, 라즈베리, 오크, 토바코, 바닐라 

바디: Medium-full

지역: 이탈리아 풀리아/살렌토

품종: 수수마니엘로

도수 14%

페어링 음식 추천: 참치/연어 회, 훈제연어 샐러드, 토마토소스 파스타(해산물)

 

드디어! 

벼르고 벼려왔던 이탈리아🇮🇹의 토속 포도 품종, 수수마니엘로 와인 리뷰를 쓴다.

호주에 살 때는 이탈리아 와인을 잘 마시지 않아서(호주&뉴질랜드 와인이 너무 싸다 보니..)

최근에야 이탈리아 와인에 빠졌는데, 그중 수수마니엘로는 이전에 한 번도 마셔보지 않은 품종이었다.

처음 수수마니엘로를 알게 됐을 때부터 너무나 마셔보고 싶었는데 그 이유는

'수수마니엘로'.. 혀끝을 감미롭고 우아하게 떠나며 발음되는 게, 너무나 아름다운 단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수마니엘로는 이탈리아의 고대 포도 품종으로, 주로 이탈리아의 남부 지역인 살렌토(풀리아) 지역에서 생산된다.

사실 이 품종은 와인 시장에서 거의 잊혔다가 비교적 최근인 2003년에 들어 다시 재조명받기 시작하여 경작되기 시작했다.

이런 훌륭한 품종이 영원히 사라질 뻔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풀리아 지역 와인 메이커들의 전통과 역사에 대한 열정에 감사함을 느낀다.

이탈리아 풀리아 지방의 레드였기에 묵직하고 헤비 한 와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 

처음 마셔보는 품종이었기에 최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며 맛을 봤다.

하지만 웬걸, 수수마니엘로는 내가 평소에 마시던 풀리아 지역의 아파시멘토 스타일 와인과는 완전히 달랐다.

상큼하면서도 선명한 체리와 라즈베리, 그 뒤를 따르는 오크와 토바코의 스파이스 함과 마지막에 입 안을 부드럽게 감싸며 흩어지는 바닐라 노트가 입 안에서 기분 좋은 조화를 만들어낸다. 

기분 좋은 산미가 풀바디에 가깝지만 무겁지 않은 구조감과 함께 산뜻한 느낌을 준다.

굳이 따지자면 피노누아와 비슷한데, 좀 더 스파이스 노트가 강하고 무게감이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내가 상상했던 맛과는 굉장히 틀려서 조금 놀랐지만,

가볍고 산도 있고 드라이한 레드와인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아주 맛있게 느껴지는 와인이었다.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하여 끝에 느껴지는 바닐라 노트까지도 취향을 저격했다.

와인을 마시자마자 든 페어링 디쉬는 토마토소스를 사용한 해산물 파스타이다.

토마토소스의 상큼한 맛은 이 와인의 기분 좋은 산미와, 해산물의 감칠맛은 스파이스들과 좋은 매치를 이룰 것이라 확신한다.

 

 

마세리아 리 벨리 수수마니엘로는 훌륭한 와인이다.

가격적인 면을 보더라도, 

비슷한 특징을 가진 브루고뉴지역의 좋은 피노누아를 마시려면 최소 5만 원 이상 줘야 하는데

3만 원 중반에 이런 와인을 마실 수 있는 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Susumaniello, 기억 속에 잊힐뻔한 고대 품종의 와인을 오늘 한 모금 머금어보는 것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