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크 vs 스크류캡은 와인세계에서도 오랫동안 논라인 주제이다.
두 마개 다 장단점이 있으며 나의 개인적인 위너가 뭔지 이 글에서 정리해 보겠다.
결과만 알고 싶다면 글 맨 아래에 장단점으로 보면 된다 :)
코르크란?
코르크는 오크나무의 껍질을 이용하여 만드는 마개로서 대부분의 나무가 지중해 나라, 특히 포르투갈🇵🇹에서 자라고 총생산량의 50%가 포르투갈에서 나온다.
역사적으로 굉장히 오래 쓰였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와인 메이커들이 이 코르크를 자신들의 와인에 마개로써 사용한다.
코르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TCA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코르크 테인트(Cork Taint)라고 하고(Taint는 오염, 더럽혀짐이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오염된 와인을 코르크드(Corked)라고 부른다.
이렇게 오염된 와인은 와인이 가지고 있던 과실향과 다른 특징들을 잃어버리고, 칙칙한 지하창고나 오래되고 축축한 행주처럼 안 좋은 냄새와 맛이 난다 🤢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의하면 매번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약 1% 정도의 코르크를 마개로 쓴 와인이 오염된다고 한다.
1%라니... 생각해 보면 엄청난 양이다 :o
100병 중에 1병인 꼴이고 1년에 총소비량이 10만 병이라면 1000병이 오염됐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오래 써 왔기에 와인산업에서 전통으로 자리 잡아 가장 흔히 쓰이는 마개로 아직까지도 정착되어 있다.
그렇다면 나쁜 점만 있냐? 그건 아니다.
코르크의 장점은 나무로 만들어진 재료의 특징상 아주 미세한 구멍들이 있어서 와인이 병에서 숙성되면서 아주 미세한 양에 공기가 교환되는 것이다.
'엥 와인이 공기랑 만나면 산화돼서 나쁜 거 아니야?'
맞는 말이지만 아주 미량의 공기라서 오히려 와인의 숙성에 도움을 주는 정도라 특히 고가이거나 장기보관용 와인들은 꼭 코르크 마개를 쓰는 편이다.
스크류캡이란?
스크류캡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다른 많은 음료에서도 쓰이는 이 스크류캡이 와인에 쓰인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1950년에 프랑스🇫🇷의 한 회사가 발명해서 음료에 쓰기 시작한걸 1970년에 호주의 한 회사가 스크류캡의 특허? 권리?를 사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게 되고 거기에는 와인도 포함됐다.
그리고 1976년 실험을 통해 스크류캡이 코르크 마개보다 더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리고 발표하였지만 와인을 마시는 소비자들이 값 싼 이미지의 스크류캡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 어떤 와인메이커들도 스크류캡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에 호주🇦🇺의 리슬링으로 유명한 클레어 밸리(Clair Valley)에서 한 와인메이커가 자기의 와인들 모두에 스크류캡을 쓰면서 전 세계 와인관계자들의 주목을 얻게 된다.
그리고 2001년 호주의 이웃국가인 뉴질랜드🇳🇿에서 '뉴질랜드 스크류캡 이니시에이티브'라는 단체를 창립하고 2001년에 뉴질랜드 와인의 단 1%만이 스크류캡을 썼지만 2004년엔 70%, 2014년엔 90%를 씀으로써 '스크류캡 와인 국가'로 불리게 되었다.
호주는 2014년에 80%의 와인이 스크류캡을 쓰면서 역시 대부분의 와인이 코르크를 쓰지 않게 되었다.
스크류캡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코르크 테인트, 즉 TCA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코르크에 비해 훨씬 안전하며 특별한 도구 없이도 간단히 열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와인병에 공기가 들어가는 것을 완전히 차단시키기 때문에 아직도 몇 전문가들은 와인을 장기숙성하는데 좋지 않다고 주장한다.
현재 와인시장의 스탠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같은 유럽의 올드 월드(Old World)에서는 여전히 코르크 마개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인다.
하지만 호주와 뉴질랜드를 필두로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 등 많은 뉴 월드(New world) 와인 생산국들이 점점 더 스크류캡을 많이 쓰는 추세이다.
사람들의 인식 때문인지 가격이 있는 프리미엄 와인에는 코르크 마개가 대부분 쓰이고,
가격이 저렴한 중저가 와인에는 스크류캡이 많이 쓰이기에 사람들이 가끔 '코르크 마개=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맞지 않고 근거도 없는 소리이다.
장단점
코르크 장점
1. 수세기동안 쓰인 역사가 깊은 와인 마개이고 많은 국가에서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2. 코르크를 열었을 때 '뽕!' 하는 소리와 쾌감이 와인을 마시는 즐거움 중 하나일 수도 있다(나는 이 소리가 너무 좋다 lol)
3. 연인과 마시거나 특별한 자리에서 오픈할 때 더 분위기 있다(한마디로 더 있어 보인다).
4. 천연재료인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버렸을 때 환경에 더 좋다.
5. 몇몇 와인 전문가들은 나무로 만든 코르크에 미세한 구멍들이 아주 극소량의 공기를 병에 유입시켜 장기숙성을 도와준다고 한다.
코르크 단점
1. TCA(코르크 테인트)를 유발하여 와인을 오염시킬 수 있다.
2. 와인 스크류라는 도구가 필요하고 또 그걸 쓰는 법도 배워야 한다.
3. 와인이 남았을 경우 다시 닫을 때 잘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4. 코르크를 잘못 열거나 오래돼서 드라이해질 경우 열면서 코르크가 부서져 가루들이 와인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가끔 있다.
스크류캡 장점
1. TCA를 유발하지 않기에 와인이 오염될 걱정이 없다.
2. 도구 없이 간단히 열 수 있고 닫을 수 있다.
3. 공기와의 접촉을 아예 차단시킨다.
스크류캡 단점
1. 와인을 열 때 코르크보다 멋이 없다(로맨틱함도 떨어진다..)
2. 버릴 때 코르크보다 환경적으로 더 안 좋다.
나의 결론
'둘 다 장단점이 있는데 결론이 뭐냐!'라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명쾌하다.
'스크류캡이 더 좋다'이다.
그 이유는 코르크 마개를 사용한 와인의 TCA오염도는 1%인데
만약 어떤 회사에서 생산하는 컴퓨터의 고장률이 1%, 즉 100 대중의 1대라면 그 회사의 제품을 사겠는가?
롯데리아에 가서 버거를 주문하는데 100개 중의 1개꼴은 상한 버거라면 롯데리아에 가서 버거를 먹겠는가?
특히나 경영학을 배운 나에게 생산하는 제품의 1%가 불량(오염) 인건 용납할 수 없는 수치이다.
0.1%인 1000병 중 1병 이어도 용납할 수 없는데 말 다했다.
수많은 논문이나 연구들도 이미 코르크와 스크류캡이 와인 숙성과 퀄리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나와있는데
왜 굳이 코르크 마개를 써서 리스크를 짊어져야 할까?
아무리 '전통'이라지만 비효율적인 건 비효율적인 거라고 생각한다 ❌
또한 코르크는 도구가 필요한데 이게 와인 입문을 높이는 요인 중에 하나라고도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코르크 스크류라는 도구 사용법을 배우기 전에는 와인을 사서 직접 마시는 게 꺼려졌었다.
그리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호주에서 와인을 공부하고 호주와 뉴질랜드의 와인의 팬인 사람으로서
전통을 떠나 스크류캡을 쓰는 것이 더 안전하고 대중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결론: 스크류캡이 Winn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