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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Australia/호주 와인의 모든 것

왜 호주의 쉬라즈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걸까?

 

아마 조금이라도 와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쉬라즈'는 호주가 가장 유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 어쩌다가 뉴월드 와인 국가인 호주가 쉬라즈로 다른 나라들을 제치고 와인 세계를 평정하게 되었을까?

 

본격적인 설명에 들어가기 앞서 이 글에서는 프랑스🇫🇷의 쉬라즈를 '쉬라', 호주🇦🇺는 '쉬라즈'라고 표현하겠다.

왜냐하면 와인 세계에서는 쉬라(Syrah)와 쉬라즈(Shiraz)가 둘 다 쓰여서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Origin

쉬라즈의 오리진(기원)은 흔히들 프랑스의 론(Rhone)지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호주에는 1831년에 처음으로 쉬라즈 포도나무가 심어졌다고 전해지고있다.

 

쉬라는 프랑스에서 주로 블랜딩 품종으로 쓰였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에 원래 와인 세계에서는 단일 품종으로 유명하지 않았다.

호주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진심으로 쉬라즈를 만들기 전 까지는 말이다 lol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쉬라즈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때, 호주는 달랐다.

진심을 다해 쉬라즈를 만들기 시작했고 호주의 기후에서 쉬라즈가 아주 잘 자란다는 것도 알아냈다.

그렇게 1900년대 중후반에 호주가 훌륭한 퀄리티의 쉬라즈를 와인 시장에 내놓기 시작하자

블랜딩 품종정도로만 여겨졌던 쉬라즈는 단일 품종으로서 와인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에서 '쉬라즈 붐'이 불기 시작해서 단일품종 와인 10위권 저 밖에서 놀던 쉬라즈를 10위권 안에 안착시켰다.

호주의 쉬라즈가 사랑받는 이유

1. 맛과 특징

호주의 쉬라즈🍇는 굉장히 묵직한 풀바디의 검은색일 띠어서 어떤 와인 애호가들은 '잉크'같다고 표현한다.

농익은 과일(특히 블랙베리), 잼 같은 텍스쳐, 초콜릿, 가죽, 흑후추의 맛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의 쉬라는 더 가볍고 과실향이 풍부하며 스모키 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피노 누아와 카버네 소비뇽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어정쩡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호주의 쉬라즈를 훨씬 더 선호한다.

2. 가성비와 입문성

호주의 쉬라즈는 프랑스의 쉬라가 높은 타닌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중간쯤의 부드러운 타닌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의 쉬라는 병에서 적어도 10년 이상은 숙성이 돼야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반면에

호주의 쉬라즈는 4,5년만 돼도 맛있게 마실 수 있다.

그 뜻은 당연히 호주의 쉬라즈를 더 싼 가격에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농익은 과일에서 느껴지는 잔당감이 드라이 와인에도 불구하고 꽤나 있고 부드러운 타닌 때문에 떫은맛이 훨씬 덜 하기 때문에 입문하기에도 호주의 쉬라즈가 훨씬 더 좋다.

또한 호주는 단일품종 쉬라즈 와인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높은 공급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도 자연스럽게 합리적이게 됐다.

만약 5만 원 이하의 중저가의 좋은 품질의 쉬라즈를 찾는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호주의 쉬라즈가 답이다 👍

 

3. 쉬라즈를 대하는 자세

이쯤 되면 호주가 전 세계에서 쉬라즈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일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프랑스가 1위이고 호주가 2위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쉬라🍷는 대부분 블렌딩에 많이 쓰이고 호주의 쉬라즈는 단일 품종 와인으로 시장에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두 나라가 쉬라즈를 대하는 자세가 많이 틀릴 수밖에 없다.

또한 프랑스는 레드와인 품종 중에 카버네 소비뇽, 피노 누아, 메를로 등의 비율이 높은 반면, 

호주는 레드, 화이트 품종을 통 틀어서 쉬라즈의 비율이 가장 높아서 호주의 메인 포도 품종이라 할 수 있다.

쉬라즈가 호주 내에서도 가장 많이 소비되는데, 카버네 소비뇽에 비해 거의 3배나 가깝게 많이 소비된다.

그러니 자국의 쉬라즈를 자랑스러워하고 열정을 쏟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호주의 어느 지역이 유명한가?

남 호주(South Australia): '바로사 벨리'가 세계적으로도 가장 유명하지만 이 외에도 '이든 벨리', '쿠나와라', '맥라렌 베일'이 아주 매력적인 쉬라즈를 생산한다.

한국에서는 바로사 벨리의 쉬라즈가 아주 찾기 쉬워서 접근성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바로사 잉크'가 한국에서 유명한데, 잉크라고 가끔 표현되는 쉬라즈의 특징을 이름으로 쓴 똑똑한 마케팅을 하는 와인이다.

 

빅토리아(Victoria): '야라 벨리'가 쉬라즈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히쓰 코트'와 '질롱'이 좋은 쉬라즈를 생산한다. 빅토리아 주는 피노누아와 샤도네이로 더 유명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빅토리아 주의 쉬라즈를 찾기가 그리 쉽지 않지만 만약 찾는다면 한번 마셔보길 추천한다.

 

뉴 사우스 웨일즈(New South Wales): '헌터 벨리', '오렌지', '캔버라 디스트릭트'에서 쉬라즈를 생산한다. '리베리나'라는 지역은 싼 쉬라즈를 대량생산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뉴 사우스 웨일즈의 쉬라즈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다른 주의 쉬라즈보다 임팩트와 특징이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 호주(Western Australia): '마가렛 리버'와 '그레이트 서던'이 쉬라즈를 생산하는데, 남 호주와 빅토리아 주의 쉬라즈 보다 조금 떨어지는 품질의 쉬라즈를 생산한다고 생각한다.

푸드 페어링

쉬라즈는 음식과 같이 마시기도 아주 좋은 와인인데 대표적으로 스테이크🥩가 있다. 

호주 쉬라즈의 묵직한 풀바디와 흑후추향이 스테이크와 굉장히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카버네 소비뇽과 스테이크를 페어링 하는데, 개인적으로 호주의 쉬라즈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비프스튜, 양고기와도 잘 어울리고 개인적으로 프로슈토, 하몽, 살라미, 쵸리쪼처럼 유럽식 햄과 소시지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쉬라즈는 호주에 오랫동안 살았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드와인 품종 중 하나라서 너무 주저리주저리 떠든 게 아닌가 싶어 걱정된다..ㅋㅋ

많은 사람들이 호주에서 레드와인 하면 쉬라즈를 대부분 마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쉬라즈, 카버네 소비뇽, 피노 누아 등 아주 다양하게 소비된다.

개인적으로 '호주=쉬라즈'라는 공식은 호주 밖에서 통용되는 말일만큼 호주 내에서는 상황과 음식과 기분에 맞게 와인을 마시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쉬라즈는 나의 최애 와인 중 하나로서 특히 스테이크를 먹는 날이면 빠지지 않고 마시는 와인이다.

한국에서도 쉽고 저렴하게 훌륭한 퀄리티의 쉬라즈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꼭 한번 마셔보길 바란다 :)